늦은 밤 계산대 앞, 일행의 표정이 굳는다. 예상한 금액과 계산서의 숫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종업원은 차림표 구석의 작은 글씨를 가리키고, 일행은 결국 말없이 계산을 마친다. 어느 동네의 밤거리에서든 한 번쯤 목격하게 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의 원인은 흔히 가게의 잘못으로 정리되지만, 절반은 다른 곳에 있다. 묻지 않은 것이다. 자리에 앉기 전에 기본 요금과 별도 항목을 물어보는 데는 일 분이 걸리지 않는데, 그 일 분을 건너뛴 대가가 계산서에서 청구된다.
후기 많은 곳을 고르면 된다는 흔한 조언도 여기서는 힘을 잃는다. 후기는 맛과 분위기를 말해 주지만 요금 구조까지 말해 주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밤 시간대 업소는 시간과 인원과 추가 주문에 따라 총액이 크게 움직이므로, 별점이 아니라 고지 방식을 봐야 한다.
맛집 정보를 정리하며 굳어진 습관이 하나 있다. 가격이 적히지 않은 추천은 절반의 추천으로만 취급하는 것이다. 총액을 미리 그릴 수 없는 정보는 아무리 화려해도 판단 재료로는 부족하다. 사진과 수식어는 기억에 남지만 지갑을 지켜 주지는 않는다.
확인 순서는 세 마디면 족하다. 기본 요금이 어떻게 되는지, 별도로 붙는 항목이 무엇인지, 시간이 늘면 얼마가 더해지는지. 이 세 가지를 자리에 앉기 전에 물어 두면 계산서는 예측의 확인이 될 뿐 놀람의 무대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마포 쪽 밤 약속이 잦은 사람에게는 마포 유흥 투명 정찰제 가격 정보 디렉토리처럼 요금 고지를 전면에 내세운 정보원을 기본 참고처로 두라고 권한다. 정찰제를 표방하는 곳부터 후보에 올리면 계산대 앞의 긴장이 사라진다.
처음의 장면으로 돌아가자. 굳은 표정의 원인은 숫자가 아니라 순서였다. 묻고 나서 앉을 것인가, 앉고 나서 물을 것인가. 순서 하나 바꾸는 습관이 밤의 끝맛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