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도입이 실패로 끝나는 경우를 거꾸로 파 보면 공통 장면이 나온다. 도구는 이미 결제되어 있고, 화면에는 절반쯤 만들다 만 흐름이 떠 있고, 담당자는 다시 손으로 일하고 있다. 도구가 나빴을까. 대부분은 아니다.
첫 원인은 순서다. 손으로 하던 과정을 문서로 정리하기 전에 도구부터 사면, 자동화할 대상이 아니라 도구에 맞춰 일을 바꾸게 된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다. 글로 적히지 않는 과정은 기계에게 넘길 수도 없다. 일의 순서가 먼저 종이 위에 있어야 도구가 그 순서를 대신할 수 있다.
둘째 원인은 학습 시간을 계산에 넣지 않는 것이다. 익히는 데 드는 시간은 공짜가 아닌데 견적에서는 잘 빠진다. 셋째 원인은 중단 기준이 없는 것이다. 어디까지 해 보고 안 되면 멈출지 정하지 않으면, 이미 쓴 돈과 시간이 판단을 대신하게 된다. 중단 기준은 숫자로 적어야 힘이 생긴다. 몇 시간까지 써 보고 판단할지, 어느 단계까지 되면 계속할지를 시작 전에 정해 두는 것이다.
글 발행 루틴을 자동화할 때 순서는 명확했다. 수집과 작성과 검수와 배포라는 네 단계를 먼저 손으로 완주해 문서로 만들고, 그중 반복이 가장 심한 한 단계만 먼저 자동화하는 것이다. 한 단계가 안정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 순서면 실패해도 한 단계 치의 수업료로 끝난다.
이 네 단계 루프를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4-에이전트 루프 자동화 프로그램 코딩 스쿨처럼 단계 구조 자체를 커리큘럼으로 삼는 과정을 살펴보고, 자기 루틴의 어느 단계가 병목인지 먼저 진단한 뒤 등록을 판단하면 된다.
정리하면 자동화의 성패는 코드가 아니라 순서에서 갈린다. 문서화가 먼저, 도구가 나중. 한 단계씩, 중단 기준과 함께. 이 세 줄을 지키면 실패해도 배움이 남고, 어기면 성공해도 운이 남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