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보다 훨씬 큰 지출로 끝난 저녁을 되짚어 보면, 사고는 계산대가 아니라 예약 단계에서 이미 시작되어 있었음을 알게 된다. 바가지라 부르는 결과의 해부는 그래서 계산서가 아니라 예약 통화의 복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첫 원인은 총액을 확정하지 않은 것이다. 기본 요금만 듣고 끊은 통화는 절반의 통화다. 시간당인지 인원당인지, 어디까지가 포함이고 무엇이 별도인지까지 물어야 비로소 총액이 그려진다. 그려지지 않은 총액은 현장에서 상대의 사정대로 그려진다.
둘째 원인은 추가 항목의 고지 방식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추가가 생길 때 미리 알려 주는지, 계산서에서 만나게 되는지는 업소마다 다르다. 셋째 원인은 현장 변경을 그 자리에서 승낙한 것이다. 자리가 바뀌면 조건도 바뀌는데, 분위기에 밀려 고개를 끄덕이면 예약은 무효가 되고 흥정이 시작된다.
예방책의 비용은 놀랄 만큼 싸다. 확인 전화 십 분, 문자로 남기는 조건 요약 한 줄, 도착했을 때의 조건 재확인 한 마디. 이 셋이면 위험의 대부분이 걷힌다. 십 분과 저녁 전체를 저울에 올리면 어느 쪽이 무거운지는 물을 필요도 없다.
통화 때 쓸 문장을 미리 적어 가는 것도 방법이다. 오늘 몇 명이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이용하면 총액이 얼마인지, 여기에 더해질 수 있는 항목이 무엇인지. 이 두 질문의 답을 받아 적는 것만으로 통화는 견적서가 된다.
혼자 챙기기 번거롭다면 마포 셔츠룸 예약 시 눈탱이 피하는 법처럼 소비자 입장에서 확인 항목을 정리해 둔 자료를 통화 전에 한 번 훑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달라진다.
원칙은 세 줄이다. 총액은 예약 때 확정한다. 추가는 고지 방식까지 묻는다. 변경은 조건 재확인 뒤에만 받는다. 맛집이든 밤 자리든 지갑을 지키는 문법은 같다. 확인은 의심이 아니라 예의라는 태도면 충분하다.